정부주도 OS 사업은 IT계의 청계천 사업
View 7,261 | 작성일2011.09.14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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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8222119085&code=930201
청계천을 다들 아시리라고 봅니다.
청계천은 과거 도시계획에 의해 묻혀있다가 복원된 하천입니다.
당시 청계천을 복원하는것은 나름 의미가 있는 일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방법이 상당히 잘못되었죠.
복원에 어울리지 않게 토양 정화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졸속으로 처리하여 모양만 유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잘못된 과정으로 인하여 흐르지도 않는 하천에 막대한 수도를 매일 쉴새없이 퍼붓고 있고
하천이라고 볼수도 없게 시멘트로 발라져서 사실상 거대한 어항이라는 핀잔을 받는 곳입니다.
당연히 자연적으로 흐르지 못하는 하천은 그안에 어종들 조차 몰살하기 일쑤입니다..
물론 그게 뭐가 잘못됐냐고 하시는 분이 있을지 몰라도 단지 눈에 좋은 그 하천을 위해서 서울시에서 땜빵하고 있는 끝이 나지않는 손실을 생각하면 그리 가벼운 문제가 아닙니다. 차라리 그돈으로 불쌍한 사람들을 먹이는 것으로 쓰는게 훨씬 인간적이었을 겁니다.
연간 80억이 드는 청계천 유지비
결국 하천의 기능도 못하고, 땅을 제대로 정화시키지도 못하고, 하천을 폐쇄하지 않는이상 엄청난 유지비가 드는 이 청계천을 보면 정말이지 어떻게 일을 이런식으로 했나 싶을 정도로 일을 엉망으로 만들었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사실 이 얘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정부가 현재 주도하고 있는 한국형OS도 이와 똑같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부주도 OS 개발 기껏 30억
소프트웨어야 말로 많은 인력과 시간을 들여서 만들어야 하는 프로젝트 입니다.
사실 사람들이 개발과정을 눈으로 확인하기 쉽지가 않아서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가 많이 떨어지는데 소프트웨어도 건축처럼 기반을 다져야 하고 건축처럼 부실공사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합니다.
하지만 관념적인 것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사람이 많으면 1년 걸릴것을 한달에 할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건축공사를 하는데 사람이 10배가 늘어난다고 공기가 1/10으로 주는 경우가 있던가요?
서구의 잘나가는 OS는 최소 10년, 윈도우 같은경우는 그것이 나오기 위해서 30년의 세월이 흘렸습니다.
오픈소스인 리눅스 조차도 각계의 기업에서 다듬고 개인들이 봉사하여 커널이 업데이트 된 인건비만 생각해도 어마어마한 천문학적인 돈이 듭니다.
하지만 겨우 30억을 가지고 갑자기 품질좋은 OS를 만들어내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SI 사업도 30억이면 너무 싼 공사입니다.
인건비나 겨우 받아서 일하는 편이고, 만드는 규모도 한 기업의 전산시스템이나 만들 정도입니다.
어플리케이션의 기반이 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자고 정부가 주도했는데 30억밖에 안나왔다는것은 OS 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도 부족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돈을 떠나서 뭐 제대로된 계획도 없습니다. 10년을 들여서 경쟁력을 길르라던지 이런것도 아니고...
그냥 만들어 내라 이겁니다. IT 를 대체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정부에는 분명히 각 분야의 전문가가 있을 겁니다.
저는 정부가 과연 그런 전문가 들에게 제대로 자문을 들었는지, 자문을 들었다면 전문가의 역량이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뭐 우리나라 실정에 30억을 들여서 불쌍한 개발자들을 족치고 나면 뭐라도 하나 나올지도 모릅니다.
리눅스 커널을 훔쳐와 뜯어고쳐서 모바일 OS 하나 뚝딱 만들은척 할수도 있겠고요....
그런데 그렇게 나온 결과물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30억이 아니라 3억을 들이더라도 뭔가 남는게 있어야 하는데 원래 자국의 OS 를 가지자는 기본 의도는 저멀리 사라지는 겁니다.
사실 꼭 요번 아이폰으로 촉발된 소프트웨어 역량강화는 이전에도 많은 도전을 받아왔습니다.
오픈소스인 리눅스가 성장할때도 그런 소리가 있었고요.
한국형 k-dos프로젝트 시절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단발성, 선심성 정책만 덩그러니 내놓고 사장되어 지금까지 이르렀습니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라는 허울만 달고 제대로된 자국의 OS 가 없습니다.
정부가 진짜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면 이런 단발성이고 선심성 정책인 30억 슬로건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되려는 사람들을 지원해주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의 노동시간을 제대로 지켜 생산성을 높이는 것같은 가장 기초적이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그 첫번째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